“나루카미 선배.”
아, 이게 아닌데. 좀 더 다정한 목소리였는데.
“나루카미 선배.”
좀 더 다정하고. 좀 더 사랑스럽고, 좀 더 애정이 담긴.
“…나루카미 선배.”
아하하, 그게 뭐야. 완전히 고장나 버렸잖아, 아도니스쨩.
아직 이름이라던가, 쨩이라던가는 어색한거지?
지금은 이대로도 충분하니까,
조금 더 준비가 되면, 그 때 더욱 더 사랑을 담아 불러줘.
알겠지, 아도니스쨩?
“나루카미 선배!!”
“……어라, 츠카사쨩.”
아아. 왜 하필, 왜 하필 그 때를 떠올린거람.
무의식이라는 건 위험하다. 언제 어떻게 과거에 젖어들게 될지 모른다. 계속, 조심해 왔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들어 더욱 조절하기가 힘들어진다.
“……어라.”
저와 마주보고 허리를 굽혀서는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츠카사쨩만 보였는데. 대기실 문 앞에 비스듬히 기대어 서 있는 이즈미쨩, 의자에 거꾸로 앉아 의자 등받이에 턱을 괸 채로 자신을 쳐다보는 왕님, 리츠쨩까지 자지도 않고. 이래서, 무의식은 위험하다니까.
“리츠쨩까지 자지도 않고…. 아무리 예쁜 얼굴이지만 그렇게 다들 날 쳐다보면 닳는다구?”
“이상한 소리는 하지 말아줄래? 우리 녹화 차례 얼마 안 남았거든?”
“그래서 셋쨩한테 혼나서 일어났어. 후아아암~”
“첫 녹화인데 좀 더 자각을 가지라고, 쿠마군? 더 이상 유메노사키가 아니니까 말이야.”
첫 녹화. Knights의 막내 츠카사의 졸업 후, 첫 방송스케줄. 츠카사가 유메노사키 학원을 졸업하자마자, 본격적으로 음반 준비를 위해 레오의 자작곡들을 정리하고(레오가 악보를 아무렇게나 두었기 때문에 여기에서 가장 시간이 많이 걸렸다), 이즈미가 가사를 붙이고, 녹음을 하고, 안무연습도 하고, 음반을 내고 순위에 올라 음악방송에 나오기까지, 반 년이 조금 넘게 걸렸다. 그 첫 시작을 완벽하게, 그리고 순조롭게 시작하고 싶은 마음은, 멤버 다섯 명 모두 같다.
“아아. 그치만 내일도 여기 와야 하는 거잖아. 귀찮아.”
“Knights가 컴백을 하면서 신곡과 함께 Silent Oath가 함께 Chart에 올랐으니까요. 두 곡을 생방송으로 진행할 순 없으니, Silent Oath를 녹화로 진행해서 내보내는 거겠지요. 두 곡이나 Chart에 오르는 건 힘든 일이니, 번거롭더라도 감수해야겠지요.”
두 곡이나 차트에 올랐다. 유메노사키에 있을 때부터 간간히 이름을 알리긴 했지만, 갓 프로의 세계에 데뷔한 신인 아이돌의 성적 치고는 좋은 편. 오늘과 내일, 두 무대만 완벽하게 해낸다면, 앞으로의 활동도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지 않을까. 부러 말을 꺼내고 있진 않지만, 다섯 멤버 모두 죽을힘을 다해 이 무대를 준비해왔다. 모든 조건은 완벽하다.
다만, 다만, 딱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세나군― 녹화하러 가는 거야?”
“아, 완전 짜증나.”
자신들보다 1년 먼저 프로에 뛰어든 UNDEAD가, 같은 곳에서, 같은 날 녹화한다는 것.
아니, 그래서 좋았다. 좋았었다.
활동이 겹치니 둘 다 바쁘더라도 방송국에서 자주 볼 수 있을 테니. 만나지 못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거라고. 아라시도, 아도니스도, 좋아했었다.
헤어지자고 먼저 이야기한 건 아라시였다. 태어나서 한 번도 해 본적 없는 처절한 목소리로, 헤어져 달라고, 울면서 이야기했다. 순하고 착한, 곰 같은 그 아이는, 난생 처음 보는 제 애인의 모습에, 아무 말 하지 못하고 들어줄 수밖에 없었을 거다.
그렇게 헤어진 채, 다 잊어버리고 연습에만 몰두했다. 다 잊어버린 줄로만 알았다. 아니, 잊어버릴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스스로에게도 잊어버린 척 했다.
“찾는 사람은 대기실에 틀어박혀 있으니까, 만날 걱정은 안 해도 되거든?”
“아……응.”
“저기? 지금 녹화하러 가는 중인데 말이야. 갑자기 화장실에서 튀어나와서 가로막지 말아줄래? 완전 짜증나니까.”
“우연인데 너무하네― 그래도, 한 마디만 하고 갈 테니까? 나루카미군?”
아. UNDEAD의 멤버를 만나버리는 바람에 가뜩이나 더 심란해져버렸는데. 또 뭐야, 이 사람.
“우리 곰씨는 말이야. 뭐, 나루카미군이 힘내주긴 했지만, 여전히 요령이라는 것도 모르고, 농담이라는 것도 모르고 말이야.”
“……하고 싶은 말이 뭐야?”
“나루카미군이 진심이라고 말하면, 정말로 진심인 줄 알아버리거든. 그러니까, 거짓말은 그만둬줄래?”
남자애한테 귀엽다는 말 하는 거 별로긴 하지만, 그래도 귀여운 후배니까 말이야. 너무 상처 주지 말아줘―
제 할 말만 하고는, 녹화 힘내라는 말과 함께 카오루는 제 갈 길을 가버린다. 동시에, 더욱 더 쎄해진 분위기. 입술만 잘근 깨무는 아라시와, 괜히 눈치만 보는 다른 멤버들.
“자, 늦어지면 안되니까, 빨리 무대로 가자!”
분위기를 읽고는, 부러 높은 목소리를 내며 아라시는 성큼성큼 앞서 걸어가버린다.
응 , 내 탓이지. 이게 다 내가 나쁜 탓이지.
그 아이는 아무 잘못 없어. 착하고, 순하고, 나밖에 모르던, 순진한 곰 같은 그 아이는, 아무런 상관도 없어. 전부 다 내가 나쁜 거니까.
그런 착한 아이에게, 나 같은 사람은 어울리지 않으니까.
“Knights! 녹화 시작하겠습니다! 스탠바이!”
각자의 상황이 어떻던 간에, 주변 상황은 제가 없어도 되는 것 마냥, 순조롭게 돌아간다.
갑자기, 부드러운 바람이 머리를 나부끼고
좀 더… 여기로 오라고 손짓하는 것 같아
절대로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 알고 있어도 마음에 쌓여가…
용서하지 마. 용서하지 말아줘.
널 이렇게 버리고 떠나버린 나니까. 그만 잊어줘.
나보다 더 좋은 사람 만나줘.
깊은 숲에 둘러쌓인 성의 창문에서 밤하늘은 아럼다워
별만을 보고 있어주면 해 당신에게는…
아아 더럽혀지지 않은 채
집중력은 좋다. 5명 모두 마찬가지.
생각 이상으로 한 치의 실수 없이, 완벽한 무대를 만드는 중이다.
내 상태는, 이렇게 꼴이 말이 아닌데 말이야.
아, 보고싶다. 아도니스쨩.
이런 기분으로 노래했다며 투정을 부리면, 착한 그 아이는 아무 말 없이 위로해 줄 텐데.
Dear Moon Light, 비추지 말아줬으면 해
Moon Light, 스스로 사라질 테니까
언젠가 당신에게
“행복이 찾아오는 그 때…”
아. 가사의 끝 음절이, 눈에 띄게 파르르 떨린다.
볼 위로, 차가운 액체가 흐른다.
한 방울이 떨어지는가 싶더니, 주르르, 흘러내린다.
청아한 영원을 여기에 “Silent Oath"
계속 전하지 못한 채…
조금 당황한 듯한 아라시를 곁눈질로 슬쩍 보던 이즈미가, 아라시의 센터 자리를 대신한다. 덩달아 뒤에 있던 리츠가 이즈미의 자리를 대신하면서, 아라시는 대열의 제일 뒷자리로 밀려난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 덕분에 아라시의 우는 모습은 다른 멤버들에게 가려져 잘 보이지 않게 되었다.
녹화는, 그 상태로 끝이 났다. 생방송이 아니니 다시 녹화를 진행해 실수를 면할 수도 있었겠지만, 멤버들 모두 그런 실수 같은 건 없었던 마냥 자연스럽게 무대를 이어갔기 때문에 재녹화는 하지 않고 그대로 내일의 방송에 내보내기로 했다. 오히려, 감독들 역시 이야기 해주지 않았다면 몰랐을 거라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아아, 미안미안♪ 조~금 감정이 격해져서, 실수해 버렸지 뭐야~ 그래도, 이즈미쨩이랑 리츠쨩이 잘 대처해줘서 살았어!”
“와하하! 세나도 릿츠도 프로니까~!”
“세나 선배도 리츠 선배도 굉장했습니다! 저 역시도 눈치채지 못했어요!”
“그거야 카사군이 모자란 거고.”
“너무하세요, 세나 선배.”
아무것도 모르는 츠카사와 레오, 아무 말 하지 않는 리츠와 적당히 맞받아치며 아라시를 흘긋, 쳐다보는 이즈미. 그 사이에서 아라시는, 입을 꾹 다물고는 다른 멤버들과는 다른 방향으로 걸음을 돌린다.
“잠깐, 옥상에 가 있을게. 괜찮지?”
대답도 듣지 않고 가버릴 거면서. 옥상으로 방향을 트는 아라시의 뒷모습을, 그 모습이 사라질 때 까지 쳐다보던 이즈미 역시, 다른 멤버들과 다른 방향으로 걸음을 옮긴다.
“먼저 대기실로 돌아가 있어. 들릴 데가 있으니까.”
대충 눈치를 챈 리츠와 레오가 아직까지도 어리둥절한 츠카사를 거의 억지로 끌다시피 하며 대기실로 돌아가는 동안, 발길을 튼 이즈미가 들린 곳은,
“어라. 안녕, 세나군?”
“여어.”
녹화가 끝난 UNDEAD는, 그대로 대기실 의자에 눕다시피 앉아 휴식중이었다. 화장대 의자에 앉아, 벽에 기대어 자고 있는 리더 레이와, 아직도 덥다며 선풍기 앞에 앉아 바람을 쐬던 코가, 마찬가지로 상의는 검은 색 나시만 입은 채로 휴대폰을 만지고 있던 카오루.
“녹화하는 거 보고 있었어― 녹화도 화면으로 나오더라?”
“아아. 그렇다면 이야기가 더 빠르겠네. 이 쪽의 누구씨한테 볼 일이 있어서 말이야.”
“누구라면, 아도니스군?”
대기실에 누가 들어와 있었는지 알지도 못하고 있었는지, 유닛복도 채 벗지 않은 채로 소파에 앉아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아도니스는, 제 이름이 들리자 그제야 고개를 들어 문 앞을 바라본다. 저를 찾아온 Knights의 멤버의 얼굴을 보자, 오늘 하루 무대 아래에서 한 번도 입을 연 적이 없는 아도니스가, 말을 꺼낸다.
“저기, 나루카미는…,”
“호오? 미련한 곰인줄로만 알았는데, 그래도 나루군이 어느 정도 사람을 만들긴 했나보네.”
어느 정도, 본인이 찔리는 건 있나 보네?
어느 정도 예상은 했던, 이즈미의 공격에 아도니스는 아무런 말도 못하고 조용히 입술만 잘근 깨문다. 카오루도, 코가도, 문 앞에 비딱하게 기대어 그 특유의 언짢은 표정을 짓고 있는 이즈미를 보고만 있다.
“별로 두 사람 연애에 끼어들고 싶은 맘은 없는데 말이야. 주변 사람들까지 미치게 하지는 말아줄래? 완전 짜증나니까.”
“……”
“둘 다 똑같애. 완전 멍청한 거 아니야? 왜 둘 다 자기 생각 제대로 말도 못해서 이 난리인건데? 둘 다 바보 아니야? 아아, 완전 짜증나.”
“아도니스군. 나도 한 마디 해도 돼? 선배이기도 하고, 뭐, 연애 경험자로서?”
이즈미의 짜증을 가만히 듣고만 있던 카오루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다. 저거 또 무슨 이상한 말을 하려고, 라는 눈빛으로 카오루를 쳐다보는 이즈미의 시선은, 잠깐 무시하기로 한다.
“사람들끼리도 말이야. 말 하지 않으면 모르는 거잖아? 말을 하지 않아서 오해가 생기기도 하고 말이야. 친구들끼리도 그런데, 그보다 더 깊은 연인관계라면, 더욱 더 중요하겠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되는 것인가……. 나루카미가 불편해 하지는 않을까, 그것이 걱정스럽다.”
“그러니까 네놈은 언제까지 그걸 걱정하고 앉아있을 거냐고―! 이번에도 그러느라 이 꼴 난거 아냐? 그렇게 망설이기만 하다간 영원히 놓친다, 아도니스.”
“헤에, 코가군. 말 잘하는데? 우리 몰래 그런 경험 있었던거야?”
“시끄러! 쓸데없는 소리 하고 있어.”
조금이나마 생각이 바뀐 걸까. 아주 조금이나마, 밝은 빛으로 낯빛이 돌아온 아도니스를, 이즈미 역시 아주 조금 풀어진 눈빛으로 바라본다. 물론, 말투는 그렇지 않지만.
“나루 군은 옥상에 올라가 있어. 가보려면 가 보던가.”
“가 봐도, 되는 건가?”
“저기? 지금까지 우리 말 뭐라고 들은 거야?”
“아도니스군. 지금 그거, 알면서 묻는 거지?”
가지 말라고 해도 가고 싶은 거잖아. 그치?
아도니스의 고갯짓 한 번에, 카오루는 잘 키운 아들을 바라보는 부모먀냥,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인다. 겨우 드디어 정신을 차렸냐, 라고 말하는 듯, 코가는 쳇, 기분 좋아 보이는 소리를 내며, 아도니스는 보지도 않은 채 앉아있던 쇼파에 드러누워 눈을 감는다.
“뭐, 사쿠마 씨 깨어나려면 한참 걸릴 것 같고. 늦어져도 괜찮으니까, 이쪽 걱정은 하지 말고 다녀와. 아도니스군.”
“……고맙다, 하카제 선배.”
감사인사만 짧게 남기고 급하게 대기실을 나가는 아도니스의 뒤로, 잘 다녀와― 라며 카오루가 손까지 흔들어준다. 제 옆을 빠르게 지나가면서, 정작 저에게는 아무 말 없는 것이 걸렸는지, 이즈미는 여전히 투덜거린다.
“뭐야. 나한테는 고맙다는 인사 안 하는 거냐고.”
“우리 아도니스군이 많이 서툴러서 말이야― 다 해결 되면, 세나군한테도 직접 인사하러 올걸?”
“그런 것도 서툴다니, 진짜로 곰이냐고.”
한편 옥상에 올라온 아라시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채 바람을 맞으며 눈물을 쏟아내는 중이다. 괜히 눈물이 난다고 눈을 비비거나 만지면, 괜히 눈만 더 부어서 운 티가 날 거다. 그냥 가만히, 눈물은 바람에 맡기면 자연히 마를 거야. 울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기 위해, 어릴 때부터 가져온 습관이다.
아, 미처 거울을 안 가져왔다. 얼마나 진정이 되었으려나. 그보다, 화장 다 지워졌겠는데. 아아, 완전 최악이잖아. 왜 그렇게 감정 주체를 못해서는.
………그 아이는, 못 봤겠지?
생방이면 몰라도, 녹화 중인 무대는 대기실에 있는 TV로 볼 수 없을 테니까. 아마도 제 모습을 보지는 못했을 거다. 봤다면, 최악의 꼴을 보여준 거잖아, 정말로.
“나루카미!”
아도니스 생각을 하니 괜히 다시 눈물이 흐르기 시작해서 흐르는 눈물만 뺨을 손등으로 누르며 닦아내는 중인데.
“아도니스…쨩…?”
아, 부르지 말걸. 떨린 목소리 그대로, 입술 밖으로 나와 버렸다. 제 목소리에 놀란 아라시가 당황한 나머지 얼굴을 돌릴 생각도 하지 못해, 아도니스는 펑펑 울고 있는 아라시의 얼굴을 보고 그대로 달려와 아라시를 마주본다.
얼마 만에 보는 거지. 그것도 이렇게 가까이서. 너무나도 그리웠던 얼굴. 보고 싶었던 얼굴. 너무나도 사랑했던, 아니,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 짙은 보랏빛의 머리칼도, 구릿빛 피부도, 이 두 색과 전혀 반대되는, 황금빛의 깊은 눈동자도. 얼마나 보고 싶었던가. 얼마나 그리웠던가. 지금까지의 온갖 감정이 밀려오면서, 아라시의 눈물은 더 이상 주체할 수 없게 되어버린다. 쉴 새 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지도, 어쩌지도 못한 채 제 눈만 바라보고 있는 아라시를, 아도니스는 그대로 꼬옥, 껴안아 준다.
“…나루카미.”
아, 아도니스쨩이다. 이 목소리, 다정하게 나를 불러주는 이 목소리. 정말로, 아도니스쨩이다. 너무나도 오랜만에 마주하는 다정하고 따듯한 감각에, 아라시는 그 감각을 있는 그대로, 온 몸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아도니스쨩…… 아도니스쨩……”
“나루카미, 내가 여기에 있어.”
“나, 나 이런 바보같은 꼴, 아도니스쨩한테, 보여주고 싶지, 않은데……”
“그런 말 하지 마. 나루카미는 나루카미다. 어떤 모습이라도, 그 모습 모두 나루카미야.”
그렇게 말하는 아도니스는, 조금 더 강하게 아라시를 끌어안는다. 다시는 다른 곳으로 가지 못하게 하려는 듯이, 더 강하게, 제 품으로 끌어당긴다.
“나는, 그런 나루카미까지도 사랑하고 있어.”
“아도니스, 쨩….”
“나루카미는 상냥하고 착해서, 혼자서 모든 걸 끌어안으려고 한다. 하지만 혼자서 모든 걸 안고 간다는 건, 너무나도 힘든 일이다. 그 고통을, 나에게도 나누어 주었으면 해.”
“……”
“나에게는 아직, 나루카미가 필요해. 앞으로도 계속 그럴 거다. 그리고 너에게도, 내가 필요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아도니스쨩…”
“그러니까, 너에게서 떠나달라는 말은, 하지 말아줘.”
“아……”
“지금 이렇게 말을 하고 어리광 부리는 게 나조차도 어색하고, 너에게도 불쾌할 수 있을거라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큼은 말하고 싶다. 나루카미. 아니, 아라시. 너를, 사랑하고 있어.”
그러니까, 날 두고 떠나지 말아줘.
이 아이, 지금 자기가 얼마나 어마어마한 말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걸까? 너무해. 너무해.
“완전 너무해 아도니스쨩!!!!!”
“나, 나루카미?”
“그렇게 말하는거, 어디서 배웠어???”
눈물자국만 양 볼에 가득 가진 채, 떨리던 목소리는 온데간데없고, 미츠루의 생일에 빵을 잔뜩 사주고 체중조절은 어떻게 할 거냐며 혼났던, 그 때의 느낌. 뭘 잘못 말한 것일까, 기껏 다 이야기 해 놓고, 아라시의 갑작스런 반응에 당황해버리고 만다.
“하, 하카제 선배랑 오오가미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늦기 전에 하는 것이 좋다고 그랬다. 세나 선배도 대기실에 다녀가서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아아아, 이즈미쨩! 돌아가기만 해 봐!”
“내가… 또 잘못 말 한 것인가? 말을 하면 안됐던 것이었나?”
이 아이는 항상 그렇다. 잘 해놓고, 제가 무언가 잘못한 것이 아닐까, 남에게 오해를 산 것은 아닐까, 늘 전전긍긍. 조금만 더, 자신감을 가져주면 좋을 텐데. 뭐, 사실 이렇게까지 말할 수 있게 된 것만 해도 장족의 발전이긴 하지만. 나중에, 고맙단 말이라도 해 줘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안절부절 못하는 저만의 곰을, 자신이 받은 것처럼 꼬옥 안아준다.
“그 반대야. 너무, 너무 좋아, 아도니스쨩.”
“아…”
“먼저 말해줘서 고마워. 나도 아도니스쨩을, 너무나 사랑해.”
서로의 사랑을 이야기한 후 이어지는, 짧은 입맞춤. 두 사람의, 방황의 끝의 증거. 그리고, 앞으로의 행복의 시작.
아도니스쨩.
응?
한 번만 더, 아라시라고 불러주면 안 돼?
앞으로도, 계속해서, 영원히 불러줄게, 아라시.
나에겐, 네가 없으면 안 돼.
아라시. 너를, 너무나 사랑해.
아도니스도 아라시도 둘 다 너무 착하고 상냥한 아이들이라서,
두 사람의 연애는 너무 예쁘고 꽃길일 것 같은데 이렇게 울려버렸다ㅋ쿠ㅜㅜㅜㅜㅜ
둘 다 그런 착한 아이들이기 때문에 모든걸 자기가 끌어안고 갈 것 같구...
웅앵웅 모르겠다 얘들아 사랑해...
조만간 앙스타 카테고리 만들것같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앙스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아도니스 과거날조연성(1) (0) | 2017.04.13 |
|---|

